직원의 기지로 인명을 구하다! 수화기 너머 119 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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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경북소방본부 119 총합상황실

지금 이 순간에도 119 종합 상황실에는 119 신고가 들어갑니다.

위급상황은 신고자와 119 상황실 직원의 수화기 너머 의사소통으로 시작됩니다.

2013년 영화 더 콜과 2019년 영화 더 길티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만으로 인명 구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와 같은 일이 실제로 있었어요.가볍게 넘기는 문자와 전화기 너머의 단서를 잡고 인명을 구한 두 미담을 소개합니다.

장난인 줄 알았던 문자신고 거꾸로 구조하는 김은정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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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강원소방본부 맞춤법이 잘못된 글자를 긴급 글자로 판단한 김은정 소방장과 실제 글자 내용(왼쪽부터)

7월 19일 오전 강원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내용이 알 수 없는 문자메시지가 잇따라 접수됐다.

신고자는 ㅅ00ㅏㄹㄹ와 ㅏ0사를 비롯하여, 특정 지명으로 보이는 문자와 숫자를 적은 문자를 보냈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김은정 소방장은 맞춤법이 맞지 않는 메시지가 연속해서 들어오자 처음에는 오인 신고를 의심했습니다.

실제로 휴대전화 119신고는 휴대전화 버튼을 잘못 누르는 등 부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메시지 내용이 도와주세요와 주소라는 뜻에 가깝고 신고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 점으로 미뤄 긴급사태일 수 있다고 판단한 김 소방장은 신고자의 위치를 역추적했다.

메시지가 오기 전 같은 번호로 무응답 전화가 온 기록도 찾아내 기지국 정보까지 활용해 유력한 신고지를 찾은 김 소방장은 해당 지역에 구급대를 출동시키는 동시에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에 바로 창문을 열고 진입했습니다.

신고자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다행히 의식과 호흡이 회복돼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이어지는 미세한 기계음으로 건지다.

김경환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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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경기소방재난본부 단, 독일 화재경보기 경보음을 깨닫고 목숨을 구한 김경환 소방교

올해 8월 30일 새벽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119상황실 재난종합지휘센터로 기계음만 들리는 신고전화가 왔습니다.

김경환 소방교는 신고자에게 반응을 여러 번 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단순한 장난 전화일지도 모르지만, 김 소방교는 전화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목소리나 구조의 요청이 있는 보통의 응급 상황과는 달리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말이 들리지 않는 전화는 약 1분 20초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김 소방교는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기계음 소리가 화재로 인한 단독 경보형 감지기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한 김 소방교는 동료 소방관의 도움으로 관할 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신속한 구조를 위해 구조대를 추가 출동시켰습니다.

게다가 김 소방교는 위치 추적을 계속했고 신고 전화가 온 번호로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신고자들로부터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당시 신고 지점이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이었기 때문에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첫 신고가 있은 지 약 40분 후에 소방대원들은 근처에서 불이 켜진 집을 발견했어요.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창문 너머로 쓰러져 있던 신고자를 즉시 병원으로 옮겨 목숨을 구했습니다.

불이 아닌 수화기와 싸워야 하는 소방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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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소방청 2020년 상반기 119신고상황

앞서 소개한 두 미담은 만약 신고를 오인신고로 생각했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없었던 예입니다.

소방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119 신고에서 무응답과 오접속이 33%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상당한 수치이며, 현장 출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무응답 및 오접속에 관한 119 신고가 빈번히 발생할 경우, 단순 착오와 신고자가 의식을 상실한 경우, 그 사이에 판단 착오가 발생합니다.

또한 신고자의 역추적 등의 시간 낭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오접속을 줄이기 위해서는 통신사 등 관련 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119 번 신고에 나오는 소방 대원도 감정 노동으로 상처를 입기 쉽습니다.

최근에는 장난전화가 뜸해졌지만 공격적·모욕적인 발언을 하거나 무리한 신고를 하는 신고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으면 일시적으로 업무를 정지하고 휴식시간을 연장하는 제도가 있지만 119상황실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국가직 전환에 따라 부족인원 우선 충원과 심신안정실, 심리상담 소방전문치료센터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또한 허위 신고 시 과태료가 500만원으로 인상됐는데 이를 벌금으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119 종합상황실은 재난현장의 컨트롤타워입니다.

컨트롤 타워가 붕괴되면 출동 시간이 늦어지고 결국 사회 안전에 대한 신뢰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응답이 없는 119 신고를 스스로 줄여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함께 신고자가 119 상황실 직원을 보다 존중하는 언어문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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